"영국 만화의 거장" 닐 게이먼에 쏟아진 성폭력 의혹


닐 게이먼 (출처= 뉴욕 매거진)

영국을 대표하는 스토리텔러, 닐 게이먼에 대한 성폭행 폭로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뉴욕 매거진의 릴라 샤피르 기자는 닐 게이먼의 성폭행 의혹을 다룬 "안전어 없음(There is no safe word)"이라는 기사에서 닐 게이먼의 베이비시터였던 스칼렛 파블로비치를 포함한 8명의 여성들의 폭로를 전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팟캐스트 "마스터"를 통해서 처음 알려진 이 내용은 만화계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사를 쓴 샤피로는 "닐 게이먼은 수십년간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작가라고 소개해왔다. 여성들에게 말을 건네는 글쓰기로 자신을 이해받는다고 느끼게 하고, 여성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며 "지난해 폭로된 내용은 (게이먼이)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과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취재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최고의 현대 만화가 중 한명', '여성 독자를 중심으로 성장한 최초의 영미권 만화가 중 한명'으로 소개되던 닐 게이먼이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게이먼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은 BDSM 중에서도 '지배적 폭력' 성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BDSM의 규범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동의"에 의한 관계라는 것인데, 여성들은 '닐 게이먼'이라는 이름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거나,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생길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2023년 1월, 파블로비치는 베이비시팅을 하던 중 닐 게이먼에 의한 성폭력을 신고했으나 당시 사건은 수사 없이 종결되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은 닐 게이먼과 NDA(비밀유지계약서)를 작성했으며, 이로 인해 일종의 합의금을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혹이 나온 다음, 닐 게이먼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중지되거나 캔슬되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방영 예정인 <굿 오멘스> 시즌3의 경우에는 닐 게이먼이 각본에 일부 참여했는데, 앞으로는 닐 게이먼이 빠지고 새로운 작가가 투입됩니다. 디즈니에서 영화 각색이 예정되어 있던 <그레이브야드 북>은 무기한 중단을 맞았고, <데드 보이 디텍티브스> 역시 첫 폭로가 나온 이후인 작년 8월 30일 취소되었는데, 이번 의혹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넷플릭스는 <샌드맨> 시즌2를 2025년 방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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