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경쟁 넘어 소장 중심 소비패턴으로... 태피툰 한정판 전략 통했다

플랫폼은 일단 트래픽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다양한 트래픽을 모아놓으면 그들의 취향에 맞게 작품을 선택해 볼 수 있으니까요. 물품을 파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죠. 그런데 이 트래픽 우선주의에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가격경쟁이 안될때까지 가격을 낮추게 된다는 건데요. 대표적인 예시가 아마존입니다. 낮은 단가 대신 많은 트래픽을 모으고, 그렇게 모은 데이터로 배송을 최적화해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수순으로 발전하게 되는 거죠. 웹툰도 이제 큐레이션의 시대가 된 건 이상한 맥락이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한 방편인 거죠. 스포티파이, 넷플릭스가 내세운 방법론이 이거고요.
그런데 이 트래픽 경쟁,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겐 꽤나 귀찮습니다. 태피툰은 영미권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단행본을 유통하는 한편 자체 굿즈샵 '클럽젬'을 오픈해 연계하고 있는데, 독자층이 두꺼운 BL 장르를 중심으로 발매 시기에 맞춰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었고, 출시 1년만에 월매출 5.8배 증가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시장은 굿즈 사업이 빠르게 자리잡은 편이죠. 네이버웹툰의 브랜드스토어 웹툰프렌즈는 전년대비 700% 성장했고, 키다리스튜디오 MD사업 역시 빠르게 성장해 전체 매출액의 10%를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출판만화가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단행본 비중이 높은데요. 독자들에게 익숙한 단행본을 판매하기 위해 엄선된 리스트를 만들고, 다수의 트래픽이 찾아낸 작품을 팬덤에게 소개하고 팬덤이 아닌 독자들도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이 IP를 중심으로 굿즈와 팝업 등으로 확장하는 단계라면 일단 북미는 단행본을 소장하는 패턴을 충족시키는 단계로, 이후에 굿즈 경험을 확대하는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일단 BL에서 단행본 전략은 성공적입니다. ⟨겨울 지나 벚꽃⟩은 아마존 야오이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웻샌드⟩가 17위, ⟨디어도어⟩는 8위를 기록하는 등 엄선된 단행본 전략이 통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