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국 애니메이션 기대작이 연달아 개봉한다
애니메이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난 6월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시작으로 8월 개봉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역대 3위에 위치했습니다. 최근 개봉한 ⟨체인소 맨⟩ 역시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비단 극장가 뿐 아니라 홍대는 물론, 어딜 가나 번화가에는 가챠삽이 자리잡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도 좋은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퇴마록⟩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고, ⟨킹 오브 킹스⟩가 북미에서 흥행을 보여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대작 두 편이 10월 초 나란히 극장을 찾습니다.
조현아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연의 편지⟩ 극장판은 책상 서랍에서 발견한 의문의 편지를 따라 다음 편지를 좇는 주인공 소리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환상적인 비주얼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미 웹툰에서도 화제작이었던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악뮤의 이수현씨가 소리의 목소리를 연기하고 OST를 맡았고, 김민주, 민승우, 남도형 등 성우진도 화려하죠. 이미 오타와 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 폴란드 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 초청작, 그리고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 심사위원상, 음악상, 기술상을 차지해 기대치를 높인 상황입니다. 이제 그 기대를 눈으로 확인할 일만 남았겠죠?
이어 7일 개봉하는 ⟨달려라 하니: 나쁜 계집애⟩는 달리기로 전국을 재패한 나애리와 달리기 천재 하니가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 펼치는 경쟁과 성장을 담은 스포츠 드라마입니다. ⟨달려라 하니⟩의 후속작이자 첫 공식 극장판 애니메이션인데요. 만화잡지 "보물섬"에서 1985년 연재를 시작해 2년간 30화가 연재된 작품으로, 1988년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었습니다.
첫 연재 40주년을 맞는 올해, 원작에서 3년 후 시점을 다루고, 하니가 아닌 나애리가 주인공으로 나서면서 두 캐릭터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장면을 통해 IP의 생명력을 연장한다는 계획입니다. 기존 육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도심 곳곳을 배경으로 스트릿 러닝을 펼쳐 새로운 볼거리를 주고, 상대적으로 비어있던 나애리의 이야기를 확장해 더욱 매력적인 스토리를 기대하게 합니다.
시나리오 작업에 2년, 총 제작기간 4년이 걸린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스태프만 200여명이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하니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추억과 공감, 하니를 모르는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변하지 않는 명작'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읍니다. 또, 런닝이 사랑받는 시대에 달리기를 소재로 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겠죠?
앞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도전이 이어질텐데요, 그 과정에서 얼어붙은 극장가를 '캐리'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이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