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불법 계엄'에 웹툰 플랫폼도 울상


12월 4일 새벽, 국회 앞 (SideB 성인수 대표 제공)

12월 3일 밤, 믿을 수 없는 소식이 전해졌죠. 비상계엄이라는 말 자체도 생소했는데, 계엄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모여 해제안을 의결하는 것 역시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출렁이는 상황, 콘텐츠 업계도 이 계엄 이후 며칠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한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3~4분기 경기가 안 좋아 가뜩이나 매출 감소에 분위기가 안 좋은데, 3일 밤 계엄령 이후 매출 감소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계엄이 해제되고 오후가 되어서야 매출이 소폭 상승했는데, 비상계엄 여파는 계속되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며칠간)모든 지표가 마이너스"라면서 "그동안 노력해온 모든 것들이 '비상계엄' 네 글자에 쓸려 내려가는 것 같았다. 아예 결제가 없었던 때도 있었다. 계엄으로 인한 오류인 줄 알고 데이터 확인을 요청했더니 '이상 없이 맞는 데이터다'라는 답이 나왔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습니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떨어진 매출로 시름하던 웹툰 업계가 계엄으로 인해 위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서울에서 웹툰을 공부하고 있는 A씨(26)는 "그 어떤 만화보다 비현실적이었다"면서 "비현실적인 상황에 '만화같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만화를 만들어서 피드백을 받으면 혼난다. 그런데 이게 실화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B씨(22)는 "자취를 이제 막 시작해서 빔 프로젝터를 설치했는데, 유튜브 첫 화면에 나온게 (윤석열의)비상계엄 담화였다. 황당하고 무서웠다"고 답했고, C씨(21)역시 "새벽에 핸드폰이 계속 울려서 잠에서 깼는데, 그런 김에 작업을 하려고 노트북을 켰더니 '비상계엄'이라는 말이 보였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 그 말을 보는 순간 너무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이세계 환생트럭에 치여도 이런 세계로 넘어올 거라곤 상상 못할텐데, 그게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라니 오히려 현실감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콘텐츠 업계라고 해서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치와 삶은 생각보다 가까웠습니다. 시민의 삶 곳곳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콘텐츠 업계 전반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특히 글로벌 진출에서의 성과를 노리던 웹툰 플랫폼들은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가올 봄을 기다리기에 너무 추운 겨울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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