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학생들이 꼽은 100대 희망기업 리스트는 꽤나 흥미롭다


2027년 졸업예정자가 꼽은 입사희망기업 TOP 100 (출처: 아사히신문, 번역 이현석)

일본의 아사히신문에 2027년 졸업 예정자들의 입사희망기업 TOP 100 리스트가 공개됐습니다. 이 리스트는 현재 일본 청년들이 보고 있는 유망한, 그리고 대우가 좋은 기업들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은데요. 이 중에서 TOP 40위 이내에 만화와 관련된 기업(노란색 표시)이 7곳, 애니메이션 등 유관산업을 영위하면서 만화로 확장하고 있는 기업이 3곳으로 전체 100곳 중 10곳이나 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출판'의 힘을 여전히 느낄 수 있는 순위라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우리나라에선 졸업예정자에게 가고싶은 기업 순위를 투표하라고 해서 100개를 꼽으면 그 중에 출판사가 몇개나 있을지 생각해보면 일본의 상황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가장먼저 대일본인쇄, DNP는 말 그대로 일본의 만화책 인쇄를 포함해 일본 최대 인쇄기업으로 유명한 곳이죠. 만화책 인쇄를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거대 인쇄기업입니다. 최근에는 직접 웹툰 플랫폼 사업과 '라이트 애니메이션' 까지 확장하면서 다양한 사업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액정 등에 사용되는 특수필름, 디지털 트랜스폼 등 다양한 사업분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7위를 차지한 슈에이샤는 "소년점프"를 포함한 일본 최대 만화 출판사이기도 한 곳인데, 물론 만화는 사업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이 주력인 기업이 이렇게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의외입니다. 다음 9위는 카도카와로 라이트노벨, 출판만화, 애니메이션 등 기존 사업은 물론 웹툰으로도 확장하고 있죠.

15위 고단샤는 전통의 출판 강호로 만화 분야에서도 우리에겐 익숙한 이름입니다. ⟨진격의 거인⟩, ​⟨블루 록⟩등 다양한 작품이 사랑받고 있고, 최근에는 해외 작가들의 일본 진출을 돕는 아카데미를 오픈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21위에 위치한 반다이남코는 미래 계획을 발표하면서 건담 IP의 만화화를 전격 선언했고, 스튜디오를 차리기도 했죠.

23위 소학관은 슈에이샤, 고단샤와 함께 소위 '3대 출판사'로 불리는 곳 중 하나로, 굴지의 출판기업입니다. 3대 출판사가 모두 '가고싶은 기업' 순위에 오른 것이 생경하네요. 또한 31위 돗판(TOPPAN) 역시 인쇄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최대 엔터기업중 하나로 알려진 토호가 3위, 반다이가 12위, 토에이가 35위를 차지하면서 애니메이션 기업 역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시장의 차이도 있겠지만, 신규 채용을 원하는 구직자들이 구미가 당길만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하나의 예시로 ​⟨스파이 패밀리⟩, ​⟨체인소 맨⟩등의 편집자로 잘 알려진 린 시헤이가 '가장 연봉을 많이 주는' 슈에이샤로 향했다는 것도 꽤 유명한 이야기죠.

일본의 출판만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건 맞습니다. 전체 7조원 시장 중 2조원이 넘는 시장이 출판시장이라는 점, 그리고 여전히 '문화적으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본 만화의 저력은 당연히 좋은 만화가 많기 때문이겠지만, 그렇게 좋은 만화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건 역시 탄탄한 산업 기반 덕분이라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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