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에이샤는 글로벌 확장을 '이렇게 하기로' 선택했다


슈에이샤가 2019년에 이어 2026년에도 '망가테크 2026 비즈니스 플랜 콘테스트'를 개최합니다. 콘텐츠 공모전 아니고, 작가 모집 공고도 아닙니다. 다름아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데, 진행 주체가 다름아닌 디지털 부문을 담당하는 ⟪소년점프+⟫를 운영하는 편집부입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라면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유망한 스타트업들을 밀어주고 당겨주고 키워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투자로 이어지기도 하고, 투자자를 연결해주기도 하고, 자문이나 컨설팅을 해주기도 하고, 실제 사업화로 이어주기도 합니다. 2019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에는 334건의 프로젝트가 응모해 다채로운 신규 사업, 프로젝트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는데요.

⟪소년점프+⟫​ 편집부에서 사업화한 기획은 인기 만화 콜라보 원화 전시, 테마 숙박공간을 만드는 주식회사 dot의 'MANGA ART ROOM', ⟨귀멸의 칼날⟩ IP를 활용한 초등학생 학습 어플 스토리아 주식회사의 '귀멸학원 산수 교실', 망가를 영어로 독해하는 앱을 만드는 만타라 주식회사의 'Langaku'가 선정되어 사업이 진행중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진행하는 '망가테크 2026 비즈니스 플랜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목적에 대해 슈에이샤는 "새로운 망가와 독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해 온 ⟪소년점프+⟫​가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하기 위해 ⟪소년점프+⟫​의 틀을 넓혀 성장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사업 아이디어를 모집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순 IP 활용이 아니라 ⟪소년점프+⟫​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획, 기능,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새로운 사업, 글로벌 사업 등 폭넓은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모집한다고 하네요.

대상 상금은 300만엔, 슈에이샤의 비즈니스 서포트가 진행되고, 또한 프로젝트 개발 자금 최대 5천만엔을 투자받을 수 있습니다. 3월 10일까지 접수를 받고, 응모, 서류심사, 1차면접 심사, 2차면접심사까지 이어지고 대상/준대상을 선정합니다.

그러니까, 플랫폼의 확장 자체를 외부의 아이디어에 맡기겠다는 시도입니다. ⟪소년점프+⟫​의 UX 디자이너이자 콘테스트의 심사위원인 후카츠 타카유키(深津貴之​)는 ⟪소년점프+⟫​​를 디자인할 때 "종이의 문법을 버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홈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카테고리는 ① UI, UX 개선, 독자 데이터 해석과 독자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연동, ② 만화가 대상 사업 아이디어. 즉, 창작 도구, 지원, 데이터 시각화 등 ③ 유통, 창작, 운용에 대한 글로벌 비즈니스로 번역, 현지화 지원, 법률/계약 지원, 해외 프로모션 및 광고, ④ 자유부문입니다.

그러니까 슈에이샤는 '어떤 만화를 그리느냐'를 넘어 '만화를 확장하는 방법' 자체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대형 웹툰 플랫폼이나 출판사, 엔터사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우리가 다 한다'에 가깝지만, 슈에이샤가 택한 방식은 '잘하는 사람들 우리랑 같이하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확장'을 이뤄내고 꾸준히 이름을 남긴 곳들은 두가지 다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후자가 더 유리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아마존이나 애플처럼 '압도적 자본'으로 이뤄내는 방안도 있지만, 전문성과 공존과 확장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인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유니클로에서 출시된 ⟨세인트 세이야⟩ 티셔츠

그리고 슈에이샤의 야망이 보이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슈에이샤는 이미 ⟪망가 Plus⟫​​라는 글로벌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독자가 직접 '마음에 드는 장면'을 티셔츠로 만들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유니클로와 협업해 UT를 출시해본 경험이 있는 슈에이샤가 직접 인쇄 티셔츠를 제작해 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만든 겁니다. 기성품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컷을 인쇄해서 보내준다는 거죠.

IP활용 허락을 통한 수수료나 비용은 직접 벌어들이고, 배송이나 운송, 물류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외부에 맡긴다. 또 이런 UX를 고도화하는 것도 잘 하는 곳에 맡기겠다. 슈에이샤의 큰 그림이 과연 잘 작동할지, 아니면 사공이 많아져 배가 산으로 갈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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