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 자회사 '오렌지디' 문 닫는다
오렌지디 CI (오렌지디 제공)
리디의 자회사 오렌지디가 2월 28일을 끝으로 문을 닫습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에 따르면 오렌지디는 웹툰-웹소설 시장 환경 악화와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한 선택으로 오렌지디의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오렌지디가 지속하던 사업을 종료하는 것은 아니고, 오렌지디가 계약중인 모든 콘텐츠의 계약은 모회사인 리디로 이관, 서비스와 판매를 이어나갑니다. 오렌지디는 지난 2020년 1월 종합 콘텐츠 제공업체(CP)인 오렌지디를 설립합니다. 2020년 리디는 오렌지디와 만타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콘텐츠 기업으로서 확장행보를 가져갔고, 2022년 기업가치 1조 6천억원을 평가받으며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부터 1,20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확장해 나가기 위한 전초기지로 오렌지디를 세워 오리지널 IP, 인기웹툰 수급과 IP비즈니스 확대를 꾀했습니다. <마귀>, <퇴사를 요청합니다>, <참아주세요 대공>등 인기작을 리디에 연재하고, 단행본을 출간하는 한편 <시맨틱 에러>의 영상화 등을 통해 IP확장을 꾀해왔습니다.
다만 포트폴리오의 일관성은 의문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알랭 드 보통의 "사유식탁"이나 "현대사회 생존법"등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리디의 웹툰-웹소설 IP 관리 전문이 아니라, 리디셀렉트 등 다양한 IP 포트폴리오를 모두 담으려다 보니 선택과 집중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시장이 확장하던 코로나19 시기가 지나 IP산업 자체가 축소하는 상황에서 오렌지디도 경영난을 겪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적자를 이어가는 자회사를 정리하고 재정비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리디 100% 자회사인 상황에서 리디 외에 다른 곳에 공급하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스스륵코믹스 등 리디 계열 제작사와의 연계를 통한 IP확장 시너지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벌린 사업은 많은데, 주력 사업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렌지디가 2024년부터 선보이던 '숏폼'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진 리디지만, 플랫폼 사업과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중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확장기에 가장 빠르게 성장했던 리디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2025년을 지나게 될지, 오렌지디 정리를 통해 기로에 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