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2024 만화산업백서

우리나라 만화산업의 일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2024 만화산업백서"가 발간되었습니다. 만화산업백서에서는 우리나라 독자들의 만화 이용 형태를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를 설문을 통해 공개하는데요, 올해 역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단 웹툰이 우리나라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보는 만화의 형태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볼 것인가'는 다른 얘기죠?

"2024 만화산업백서"는 2023년의 만화산업의 전반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러니까 작년도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보고서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이야기가 '작년' 이야기라는 점을 주지하고 보셔야겠어요.

* 인스타그램, 이제 4대 만화 감상처

만화 이용 서비스를 기준으로 보면 네이버웹툰이 단연 1위 플랫폼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은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 시리즈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는데, 4위 감상처가 '인스타그램'이라는 점은 놀랍습니다. 특히 작년 13.6%에서 올해 20.9%로 7.3%나 뛰어올랐다는 건, 단순히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인스타툰 감상'이 인스타그램 이용의 주된 이유 중 하나라는 걸 드러내는 점이어서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동안 릴스 몰아주기 알고리즘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던 인스타그램은 최근 일부 인플루언서에 이미지를 20장까지 업로드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에도 기능 업데이트가 추가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끕니다. 다만, 인스타그램을 위한 특별한 알고리즘이 존재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덤'을 확보한 작가들은 별도의 연재 없이 광고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한편, 일반적인 웹툰 플랫폼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내년에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한 지형변동이 있을지도 눈여겨 보아야 할 지점입니다. 물론, 인스타그램 역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만큼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지도 관건입니다.

연령별/성별 구성으로 보면 소셜미디어는 먼저 여성의 이용이 남성 29%에 비해 13.5%p 높은 42.5%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특히 10대, 20대에서 모두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여 10대와 20대에서 '인스타툰'은 이제 하나의 형식으로 완전히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10~30대, 현재 웹툰의 주 이용층에서 고루 높은 점유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인스타툰과 비슷한 형식의 웹툰에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판은 불경기... 최대 감소폭 보여

반면 출판은 불황입니다. 웹툰 보는 것을 줄였다거나, 유료 경험 자체가 줄어들지 않았지만 출판만화는 구매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2023년 54.5%에서 2024년 28%로 26.5%p 줄었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지속된 불황으로 가장 먼저 놀거리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언제나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에 비해 마음먹고 구매해야 하는 만화책 소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당시였던 2020년 만화산업을 조사한 "2021 만화산업백서"에서 49.2%를 기록한 이후 2022, 2023 만화백서에서 꾸준히 50% 이상을 기록했던 '출판만화 구매경험 있음' 응답 비율이 28%까지 낮아진 건 꽤나 충격적입니다.

출처=2024 만화산업백서/2023 만화산업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