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만화 공립도서관이 부산 연제구에 문을 연다


도서관과 만화는 가까운 듯 먼 곳입니다. '만화 특화 도서관' 사업이 있긴 하지만, 일부 도서관에선 만화가 있다는 이유로 민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만화책은 관리도 힘들고,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만화를 꺼리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몇몇 만화도서관이 있긴 하지만, 공립 만화도서관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그런데 부산 연제구에 오는 20일 전국 최초, 공립 만화도서관이 개관합니다. 연제만화도서관은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 인근에 위치했습니다. 연면적 2,067제곱미터,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되었으며 총 사업비 99억 1천만원이 투입됐습니다. 약 3만권의 만화 장서가 비치되며, 일반 만화는 물론 비만화, 특화만화, 어린이만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만화자료 수집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접근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도서관 1층에는 '만화라운지'와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이 마련됐습니다. 2층에는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고전, 부산만화 등 특화 코너가 마련된 '만화의 숲'이, 3층에는 웹툰창작공간과 문화프로그램 강의실, 4층에는 영화 상영과 공연이 가능한 93석 규모의 다목적홀이 조성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317인치 대형 미디어월, 만화 실감형 체험존인 EX존, VR감상실, 고전만화를 반응형 콘텐츠로 재해석한 디지털 미디어북, 인터랙티브 월에 이르기까지 스마트도서관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고 연제구는 밝혔습니다.

연제구에서 만든 도서관이지만, 공공의 역할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부산경남만화가연대를 비롯한 부산 만화가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만큼, 수년 전부터 당시 부산경남만화가연대 대표였던 오영석 작가를 비롯, 부산지역 만화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진짜 만화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재 부산경남만화가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최인수 작가는 "건립 이전부터 자문위원으로 다양한 조언을 드려왔다"며 "연제만화도서관은 부산 뿐 아니라 전국 최초의 공립 만화도서관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공공기관으로서 공익활동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반 도서관과는 다른 만화 특화 분야의 도서와 교육프로그램이 있는 시민친화적인 장소여야 한다"라며 "만화를 사랑하는 청년, 초중고 학생은 물론 전공생과 시민까지 모두 아우르는 장소가 되어 한국 만화 생태계의 한 축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역 작가, 업계와도 다양한 교류와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며, 부산경남만화가연대 역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20일 오후 3시 정식 개관하는 도서관의 시설 개방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됩니다. 일주일간 시범운영을 거쳐 도서 대출은 7월 1일부터 가능합니다.


주석수 구청장은 "만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세대를 잇고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가 되는 문화자산"이라며 "공공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만화 전용도서관은 이번이 전국 최초로 연제만화도서관이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을,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청년들에게는 창작의 기회를 주는 문화허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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